본문 바로가기

사회

큐레이션 - 시대는 이미 큐레이터를 원한다.

반응형

큐레이션이라는 용어는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있는 용어는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4차 산업혁명이니, 미래 산업 지형이 바뀐다느니 하는 소리에 미래시대에 관심을 가지고 된 것이 가장 주요한 도화선이랄까.
그러던 와중에 지금까지 없던 세상(이민주(작가) 저  쌤앤파커스  2015.09.01.) 이라는 책을 지인의 권유로 읽게 되었고,
고용사회의 미래와 크리에이터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시기에 나를 돌아보게 되는 건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나는 크리에이터로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큐레이션 - 과감히 덜어내는 힘(  마이클 바스카 저) 를 읽게 된 건 그래서일 것이다.
지독하리만큼 따분했던 책이지만, 크리에이터가 되지 못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큐레이션이라는 것은 미래시대를 대비하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크리에이터의 시대도 함께 도래했다.
수많은 창작물이 인터넷 세상에 범람하기 시작했고, 그 시대의 물결을 잘 타고 성공한 사람들도 많아졌다.
아프리카TV의 BJ들, 수많은 유튜버들 등 이제는 소수의 창작자 플랫폼을 가진 매스미디어가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서 내가 바라본 모습은 매스미디어의 권위 하락이다. 
매스미디어라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그들이 골라서 보여주고 따라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대중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인생을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는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의미이다.

마이너 언론사나 일개 시민들 등 수많은 창작자들로 인해 기존 구시대의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음을 알게 된 시민들이 늘어남에 따라 조중동, 한경오의 민낯을 보고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매스미디어가 진실만을 이야기하고 가치중립적 뉴스를 생산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진실을 때로는 감추기도 하고,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잘못된 길로 가라고 선동하기도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TV에 나오는 뉴스는 전부 진실이었다고 믿었는데, 그 믿음이 깨진 것이다. 한번 더 필터링을 하고 팩트체크를 해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일베에서 거짓 선동 정보들이 범람해서 이슈가 된 시기가 있었다. 일베에 있는 정보가 진실인양 진짜 믿고 가치관을 정립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은 그들을 이용하기 위한 누군가가 그들을 기만하고 속이고 선동하여 노예처럼 사용하기 위함이었음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일이 매스미디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 사람들이 많은 정보를 얻게 되는 곳. 그 곳에 거짓뉴스가 판을 치고 있었다는 것을 대다수의 대중이 알게 되는 그 때가 바로 시대가 큐레이션을 원하는 시작점이 된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 광장에 나오고, 목소리를 내어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귀를 기울인다.
광장은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인 셈이다.


마이너 언론과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선동하는 무리들에 대항하여 진실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공유된 진실이 진정 진실인지, 혹은 거짓 선동은 아닐지 이제는 매스미디어의 판단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누구를 믿으란 말인가!
명망있고 존경을 받아 마땅한 교수 같은 사람이 일베를 하고 거짓 선동을 하며 진실에 침묵한다. 이제는 교수도 믿을 수 없다.
권위에 의존할 수 있는 시대는 저물어 간 것이다.

스스로에게 납득할 만한 근거가 있는 진실만이 믿을 수 있는 진실이 된다.


이제 조중동도, 한경오도 믿을수가 없다. 과거에 믿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이 때 나와 같은 사람들이 스스로가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다.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 사이에서 생산된 정보가 제대로 된 정보인지를 검증하는 단계가 추가된다.

"생산자 - 소비자"에서 "생산자 - 큐레이터 -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큐레이터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집단지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대다수가 옳다고 믿는 정보는 믿을만한 정보가 된다.

귄위에 기댄 정보는 더이상 진실된 정보가 아닌게 되어버린 시대에 믿을 수 있는 존재는 나와 같은 "대중"인 것이다.

이전에도 큐레이터는 존재해 왔다. 하지만 그 영향은 대부분 미미했다. 소수 믿을법한 파워블로거나 유튜버 등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리뷰가 믿을만한 정보로 인식되어 있지만, 바이럴 업체의 눈속임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시대가 부여한 정보시대의 무게추가 커뮤니티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검증하고 스스로 진실여부를 판단하여 결론을 내린다. 이전부터 있어왔던 커뮤니티의 일상에 이제는 무거움이 더해진 것이다.

최근 네이버에서 디스코(DISCO) 앱을 런칭했다. 페이스북이나 기타 다른 SNS가 지인 기반으로 시작하여 점점 관심사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팔로우 하기 마련인데 디스코는 관심사 기반으로 시작하여 팔로우를 맺는다. 대부분의 SNS가 크리에이터 기반의 SNS인 것에 비해 디스코는 큐레이터 기반의 SNS인 것으로 보인다. 공유와 관심도라는 두가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정보 중 나에게 의미있고, 진실된 정보를 추려나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나는 이 디스코 앱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딴지일보, 뽐뿌,각종 다음 까페와 같은 수많은 커뮤니티와 뉴스 채널, 유튜브, 블로그,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과 같은 SNS 들을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곳에 모인 정보가 의미있는 정보인지, 거짓 정보인지는 대중들이 좋다, 싫다를 통해 판단한다. 댓글을 통해 표현하기도 한다.

정보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산품이 공유가 되어 좋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검증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큐레이터는 정보가 진실임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아닌가..?)

언젠가는 "생산자 - 큐레이터 - 소비자"의 구조에서 "생산자 - 큐레이터 - 디스코 큐레이터 - 소비자"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의 정보가 디스코에 모이고, 그 정보가 좋다, 싫다 등의 적절한 큐레이션을 거쳐 정갈하게 담금질된 정보만이 공유가 되어 거짓뉴스와 선동이 사라지는 시대에 첫 발을 내딛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보는 아주 많다. 이 정보를 디스코에 공유하는 큐레이터도 많아질 것이다. 디스코 안에 있는 정보의 소비자가 디지털 세상의 수많은 정보 중 디스코 안에서 정갈하게 다듬어진 수준 높은 정보를 다시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공유하게 되는 그 때야말로 정보의 선순환이 되어 차인표 님이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말씀이 진실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컨텐츠 창작자가 아닌 큐레이터들은 대부분 큐레이터이자 정보의 소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