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퇴사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카풀해주시는 형님으로부터 책 한 권을 소개받았습니다. 그 책의 이름은 "퇴사하겠습니다."입니다. 아사히신문사에 입사하고 그 회사에서 50살이 되도록 다니던 미혼의 부장급 여성이 그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입니다. 일본에서의 직장은 모두들 아시다시피 평생 직장의 의미가 큽니다. 회사와 자신의 성공을 동일시하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다른 나라의 직장인보다 더 강한 곳이 일본입니다. 그런 일본에서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직장인이 퇴사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는 것은 상당히 문화적인 충격일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프로 머리를 하고 나서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 할 수 있었다는 저자는 자신이 퇴사하게 되기까지의 이유를 되짚어 보고 퇴사한 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회사란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퇴사를 생각하게 된 시작.
아주 하찮은 이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40여세의 선배이자 얄밉게 생각했던 상대에게 톡 쏘는 안이한 발언에서 이 모든 것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계기였고, 잔잔하게 남은 그 미련같은 마음이 결국 도화선을 타고 퇴사까지 이끌어 준 것은 맞습니다. 아무래도 생일파티 같은 모임에서는 입조심을 잘 해야 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옳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사회에서의 나의 존재감.
포디즘으로 시작한 고용사회에서 직장인의 개념이 크게 성장했습니다.그리고 저자 또한 회사사회라는 용어를 통해 회사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절대적인 영향을 갖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회사에서 제공하고 지원해 주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나라는 존재를 나로서 존재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회사를 통해서만이 나의 사회적 지위나 권위를 만들어 준다면 그건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하는 화두를 던집니다.
회사의 무기.인사와 평가.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일을 하도록 적절한 지원과 적절한 보상을 사용합니다. 그 중 저자가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사와 평가입니다. 저자 역시 신입사원 때 갔었던 시골동네로 좌천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인의 생각을 둘러쌓아 자유를 한정하게 만드는 마법의 도구가 평가와 인사인 것 같습니다. 정시퇴근을 하고 싶어도 인사와 평가로 인해 섣부르게 행동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국가와 회사.긴밀한 관계.
이건 저의 생각입니다. 국가에게 있어 회사는 국가가 가진 부의 가치를 키워주는 하나의 "생산수단"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일개 개인들과 대면하는 것보다 회사 혹은 기업의 오너들과 대면하는 것이 효율적인 측면에서 더 효과가 큽니다. 대기업 오너 한명과 만나면 수만명의 생산수단이 함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가 역시 기업 혹은 회사를 선호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고용사회 혹은 회사사회라는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자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회사의 방향과 자신의 방향이 같지 않게 되는 시기가 옵니다. 그 때 직장인은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자유로움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직장 안에서 자유로웠던 시기가 있었지만, 흡사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한정된 자유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시기입니다. 저자는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얻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가치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퇴사를 감행하기에 이릅니다.
미니멀 라이프.
회사에 소속된 직장인으로서 많은 급여를 받았던 때와 다르게 자유인으로서의 생활은 우동 현에서의 우동 가치에 비교하며 살아가는 주민들과 같이 가치의 기준을 기존과는 다르게 매길 필요가 있습니다. 무언가에 의존하며 살기 보다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여 세상의 가치와는 다르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자유임을 깨닫고 물질적인 풍요가 아닌 정신적인 풍요를 찾게 됩니다.
퇴사하겠습니까?
이제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고용사회가 무너지고 새롭게 사회체계가 정립될 것입니다. 마치 직접민주주의에서 대의민주주의로 바뀌고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마치 직접민주주의와 같은 상황의 대의민주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고용사회지만 고용사회가 아닌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한번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고민해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 보는 것도 꽤나 좋은 반환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퇴사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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